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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자녀와 함께 털실뜨기와 목공수업을 해보자!

단순한 기술을 가르치기 보다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게 중요해
털실뜨기, 집중력과 인내심, 정서적 안정과 자기 효능감 심어줘
목공수업, 살아있는 자연에 대한 존중, 의지력과 책임감 길러줘

 

전국통합뉴스 이인복 기자 |  오늘날 교육은 빠른 성취와 즉각적인 결과를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교육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교육철학이 있다. 바로 발도로프(Waldorf) 교육이다. 발도로프 교육은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에 의해 시작된 교육으로, 지식 전달 이전에 인간의 전인적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큰 특징을 지닌다.

 

발도로프 교육은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머리)’, ‘느끼는 존재(가슴)’, ‘행동하는 존재(손)’로 바라본다. 이 세 영역이 조화롭게 발달할 때 건강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발도로프 교육에서는 지적 능력만을 강조하지 않고, 예술·노작·신체 활동을 통해 생각과 감정, 의지를 균형 있게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이 철학이 교과 전반에 깊이 녹아 있으며, 그 대표적인 수업이 바로 털실뜨기와 목공수업이다.

 

먼저 털실뜨기 수업은 단순한 손놀이가 아니다. 아이들은 실을 고르고, 코를 만들고, 한 코 한 코를 이어 가며 천천히 작품을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집중력과 인내심을 기른다. 빠르게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작업이기에, 아이는 기다림과 반복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이는 단기간 성과에 익숙한 현대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경험이다.

 

또한 털실뜨기는 손의 움직임과 사고력의 연결을 돕는다. 발도로프 교육에서는 손을 많이 사용하는 활동이 두뇌 발달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실을 엮는 리듬 있는 동작은 아이의 신경계와 사고의 흐름을 안정시키며, 정서적 안정을 가져온다. 더 나아가 스스로 만든 물건을 사용하는 경험은 아이에게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심어 준다.

 

목공수업 역시 발도로프 교육의 핵심 교과 중 하나이다. 아이들은 나무를 자르고, 다듬고, 조립하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자연에 대한 존중이다. 살아 있었던 나무가 물건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경험하며, 아이들은 재료를 함부로 다루지 않게 된다.

 

목공수업은 또한 의지력과 책임감을 키운다. 톱질과 사포질은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실수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실패를 견디는 힘과 끝까지 완성해 내는 태도를 배운다. 이는 시험 점수로는 측정할 수 없지만, 삶 전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능력이다.

 

무엇보다 목공수업은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 머릿속의 구상이 손의 움직임으로 구현되고, 그것이 실제 물건으로 완성되는 경험은 아이에게 깊은 만족감을 준다. 이는 추상적인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삶과 연결된 배움을 가능하게 한다.

 

발도로프 교육에서 털실뜨기와 목공수업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이 수업들은 아이들에게 단순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느리지만 성실하게, 자연을 존중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완성해 가는 경험. 이는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의 본질이다.

 

결국 발도로프 교육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아이는 지식 이전에 사람으로 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털실뜨기와 목공수업은 그 철학을 가장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실천하는 교육의 장이라 할 수 있다.

 

*조영종(교육학 박사. 충청남도교육삼락회 상임부회장. 교육환경운동가. 전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장. 전 한국교총수석부회장. 전 천안오성고 교장. 전 천안부성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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