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 팡 이
시. 박명수
소쩍새 슬피 우는 밤
사람 발길 끊긴 산골짜기
빛을 잃은 한 사람
바람 소리 길 삼아
지팡이 하나에 몸을 기대어
조용히 생을 건넌다
눈먼 것이 죄는 아닌데
찾아오는 이 하나 없고
머물 곳 또한 없구나
돌부리에 걸려도
가시덤불에 막혀도
먼저 닿아 알려주는 지팡이
어둠을 더듬어 밝히며
캄캄한 길 위에
작은 길 하나를 놓는다
변화 많은 세상 끝자락에서
연약한 몸 하나
지팡이를 벗 삼아
넘어질 듯 다시 일어나
보이지 않는 빛을 향해
사랑이라 부르고
믿음이라 부르는 그곳으로
오늘도 더듬더듬
천천히 걸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