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 늙지 않는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김형석(106) 선생의 이 한마디는, 오늘날 수많은 ‘젊은 늙은이’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강한 울림을 준다. 1920년생으로 올해 106세를 맞은 김 교수는 여전히 강연과 집필 활동을 이어가며, 자신의 말대로 ‘성장 중’인 삶을 증명하고 있다.
철학적 관점에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성장하는 존재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잠재성을 실현해 나가는 ‘에네르게이아(실현)’의 존재로 보았다. 성장이 멈추는 순간, 완성이 아니라 정체(停滯)가 찾아온다. 김 교수는 이를 “늙는다는 것은 성장이 끝났다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한다.
육체적 노화는 자연의 법칙이지만, 정신적·인간적 성숙은 노력 여하에 따라 75세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실존철학의 ‘자기 초월’과 맞닿아 있다. 인간은 주어진 나이를 넘어 의미를 창조하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갱신할 수 있다. 성장의 의지를 포기한 40~50대는 철학적으로 이미 ‘늙음’을 살아가는 셈이다.
성경은 이 통찰을 더 깊고 분명한 빛으로 비춘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4장 16절에서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롭도다”라고 선언한다. 외적인 육체(겉사람)는 쇠퇴할 수밖에 없지만, 그리스도 안에 있는 내적 인간(속사람)은 날마다 새로워지는 성장을 경험한다는 말이다.
시편 92편 12~14절은 의인을 “종려나무 같이 번성하며… 늙어도 여전히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니”라고 노래한다. 노년은 결코 쇠퇴의 끝이 아니라, 하나님의 집에 심겨진 나무가 더욱 깊이 뿌리내리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성숙의 계절이다.
실제로 성경 속 인물들은 노년의 성장과 사명을 보여준다. 모세는 80세에 이스라엘을 출애굽으로 인도하는 사명을 시작했고, 갈렙은 85세에 “내 힘이 그때나 지금이나 같아서”라고 고백하며 여전히 가나안 정복의 전장에 섰다(수 14:11). 예수님은 요한복음 21장에서 베드로에게 “늙어서는 네가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하시며, 노년의 성숙이 자기 포기와 순종의 깊이로 이어진다고 가르치셨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후서 4장 7절에서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라고 고백했다. 그의 삶은 성장이 끝난 것이 아니라, 끝까지 달려 완주한 아름다운 증언이다.
결국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재이기에 끝없는 성장의 잠재력을 지녔다.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지만(창 3:19), 영은 성령 안에서 날로 새로워질 수 있다. 철학적으로도 이는 인간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나이와 환경의 희생자가 아니라, 성장이라는 선택을 통해 ‘늙음’을 초월할 수 있는 존재다.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 늙지 않는다”는 말은 단순한 위로나 격려가 아니다. 그것은 성경이 증언하는 복음적 진리이자, 인간 존재의 본질을 꿰뚫는 철학적 통찰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사명을 붙들며 배우고 사랑하고 섬기는 한, 우리는 영원히 ‘성장 중’인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106세 김형석 교수가 지금도 살아 있는 증거다.
전국통합뉴스 임명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