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8 (수)

  • 맑음동두천 11.0℃
  • 맑음강릉 17.1℃
  • 맑음서울 11.8℃
  • 맑음대전 13.9℃
  • 맑음대구 15.7℃
  • 맑음울산 12.6℃
  • 구름많음광주 13.3℃
  • 맑음부산 12.5℃
  • 구름많음고창 9.8℃
  • 구름많음제주 13.5℃
  • 맑음강화 7.7℃
  • 맑음보은 10.7℃
  • 맑음금산 12.4℃
  • 구름많음강진군 11.1℃
  • 맑음경주시 13.3℃
  • 맑음거제 11.6℃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칼럼/기고

[기고] 권력 앞에 아부하는 한국교회, 복음의 본질을 묻다

신학교 교수가 바라본 성경적·신학적·철학적 성찰
임명락 통일선교회 목사

 

신학교 교수가 바라본 성경적·신학적·철학적 관점에서 본 “권력 앞에 아부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바른 말씀

 

사랑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 여러분,

 

2026년 부활절 연합예배를 둘러싼 논쟁의 본질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이 참석했는가'가 아니라, '교회가 권력의 방향에 따라 강단의 언어를 쉽게 바꾸는가'에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현상이 아니라 복음의 왜곡이며, 교회의 본질적 배신입니다. 성경은 이러한 모습을 ‘우상숭배’이자 ‘영적 간음’으로 규정합니다.

 

1. 성경이 말하는 '권력 앞에서의 교회의 자세'

 

성경은 교회가 권력에 아부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는 예언자적 공동체임을 분명히 합니다.

 

사도행전 5장 29절에서 베드로와 사도들은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선언합니다. 이는 권력 앞에서도 변하지 않는 신앙의 원칙입니다. 또한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행 4:20)는 고백은, 상황에 따라 메시지를 바꾸지 않는 복음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갈라디아서 1장 10절에서 바울은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태도를 단호히 거부하며, 그런 자는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정권의 변화에 따라 강단의 언어와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복음이 아니라 정치적 아부일 뿐입니다.

 

예수께서도 마태복음 10장 28절에서 권력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라고 명하셨습니다. 교회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권력이 아니라 하나님 입니다.

 

2. 강단의 본질 : 권력의 무대가 아닌 십자가의 자리

 

고린도후서 4장 5절은 “우리가 전파하는 것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주 되심”이라고 말합니다. 강단은 정치적 메시지나 권력자의 축사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십자가와 부활을 증언하는 자리입니다.

 

에스겔 2장 6~7절에서 하나님은 예언자에게 “그들이 듣든지 아니 듣든지” 말씀을 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는 메시지가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권력의 성격에 따라 설교의 내용이 바뀐다면, 이미 예언자의 사명을 잃은 것입니다.

 

3. 신학적 진단 :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

 

한국교회는 역사적으로 식민지, 분단, 개발독재, 성장주의 시대를 지나며 생존 중심의 신학과 성공 중심의 신앙을 형성해 왔습니다. 이는 성경적 복음이라기보다 시대와 타협한 결과입니다.

 

디트리히 본회퍼가 말한 ‘값싼 은혜’는 순종 없는 믿음과 십자가 없는 복음을 낳습니다. 권력에 맞춰 메시지를 바꾸는 교회는 결국 이러한 값싼 은혜에 머무르게 됩니다.

 

또한 칼 바르트는 교회가 국가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국가를 향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권력과의 공존을 선택해 왔고, 이는 신학적 타협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4. 철학적·윤리적 성찰 : 진리 앞에서의 용기

 

소크라테스는 부당한 권력 앞에서 침묵하는 것을 악에 동조하는 행위로 보았습니다. 플라톤의 기록 속에서도 그는 끝까지 진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역시 교회가 정의의 목소리를 내지 않을 때, 세상의 소금이 아닌 무력한 존재가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교회가 권력 앞에서 침묵하거나 태도를 바꾼다면, 이미 그 역할을 상실한 것입니다.

 

5. 한국교회를 향한 호소

 

이제 한국교회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야 합니다.

 

첫째, 회개해야 합니다.
특정 정권에 대한 입장이 아니라, 복음을 권력의 언어로 바꾸어 온 오랜 습관 자체를 돌아봐야 합니다.

 

둘째, 강단을 회복해야 합니다.
강단은 정치적 고려의 자리가 아니라, 십자가와 부활을 선포하는 자리입니다.

 

셋째, 두려움을 버려야 합니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신앙은 결국 진리를 왜곡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때에만 교회는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넷째, 진정한 부활을 증언해야 합니다.
부활은 권력의 인정으로 증명되지 않습니다. 권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교회 안에서만 참된 부활 신앙이 드러납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둔다”(마 5:14-15).

 

한국교회가 다시 등경 위의 빛으로 서기를 바랍니다. 권력 앞에 머리 숙이지 않고, 강단을 지키며, 오직 그리스도만을 증언하는 교회로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부활의 주님께서 한국교회를 깨우시고, 다시 예언자적 공동체로 세워주시기를 바랍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