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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시사

[단독] 토끼박쥐 쫒기위해 모닥불 피운 영동군 '말벌 쫒기위해 놓은 불"

영동공화국답다 "군수가 원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지역"
영동군 골프장 건립 중단 위기
영동군 "작업 중지하고 사업 변경해서라도 박쥐 보호 할것"

 

"토굴 속 토끼박쥐 쫒기 위해 불 피운 영동군"

영동시민 "영동공화국답다. 군수가 원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지역"

힐링사업소 “골프장 조성과정에서 벌목 작업하던 중 말벌집이 있어 쫒기 위해 놓은 불"

금강유역환경청 “현장 답사 후 박쥐 생태 보존 우선 할 것"

 

전국연합뉴스 이승주 기자 | 충북 영동군(군수 박세복)은 영동읍 매천리 일원에 힐링관광단지 조성공사와 골프장 등을 민자를 포함해 2800억원 상당의 대형 프로잭트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0년경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후 공사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 7월부터 민간투자를 유치해 호텔과 골프장 조성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중단 위기에 놓여있다. 영동읍 매천리 일원에는 일제시대 당시 일본군이 무기고로 사용하기 위해 파놓은 토굴 90여개 가운데 다수의 토굴에서 박쥐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동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발파작업 및 바위 쪼개기 등 터파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 박쥐가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심지어 토굴 속에 있는 박쥐를 쫒기 위해 불을 피우기도 했다.

 

힐링사업소 관계자는 “골프장 조성과정에서 벌목을 하기 위해 작업하던 중 말벌집이 있어 이를 쫒기 위해 불을 피웠다”라며 “박쥐를 쫒기 위해 불을 피운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박쥐가 토굴에 있는게 사실이라면 보호해야 한다"라며 "작업을 중지하고 사업을 변경해서라도 박쥐를 보호 할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박쥐가 서식하는 토굴(길이 약 25미터)이 있는 곳은 벌목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지역이고 골프장을 잇는 도로가에 산속젓갈 토굴(길이 약50여 미터)과 와인코리아 저장고(길이 약 80미터, 폭 약6미터, 높이 약 6미터)와 같은 선상에 자리잡고 있어 골프장과는 무관하다. 

 

특히 와인코리아는 30여년간 영동군의 대표적인 와인 향토기업으로 한국최초로 와인을 토굴 저장고에 10만병 이상을 보관중이며 향후 골프장과 더불어 각광 받는 관광사업으로 연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말벌 전문가는 "토굴은 습기가 많아 말벌들이 집을 짓지 못한다"라며 "말벌은 볕이 잘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토굴의 상부는 공사와 무관하게 벌목을 하고 포크레인을 사용해 바위를 깨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이로인한 충격으로 토굴 천장이 조금씩 균열과 함께 낙석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그동안 100여 마리 이상이 서식하던 박쥐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어 박쥐 보존이 시급한 상황이다.

 

본지 기자가 취재결과 현재 토굴 안에는 두 마리만 확인됐다. 토굴 안 바닥을 보면 박쥐 배설물이 가득한 것을 보아 과거에 많은 개체수의 박쥐가 서식한 것으로 보인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 통화에서 “2010년 당시 환경영향 평가에서는 박쥐가 없었다. 현재 토굴에 박쥐가 서식하고 있다면 당연히 박쥐를 보존해야 한다”라며 “현장을 답사 후 박쥐의 생태를 보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영동군민 A씨는 “10년 전이 아니라 수십년전부터 매천리 일원의 토굴에는 여러 종의 박쥐 수천마리가 서식하고 있었다”라며 “힐링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에서 박쥐가 발견이 안되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세복 군수는 레인보우 힐링관광단지 개발과 골프장 건설에만 급급한 것 갔다. 토굴을 허무는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라며 “일본시대 때 무기고로 사용했던 토굴은 우리 선조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토굴로 현 근대사의 유물로 잘 보전해 후손들의 산교육 현장으로 애국심을 고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영동군은 영동공화국답다. 군수가 원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지역이다”라며 “21억 원을 주고 나무를 수의계약 하더니 이제는 동굴 앞에 불을 피워 박쥐까지 모두 죽일 셈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자연을 보호하고 일제의 탄압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토굴을 보존하고 박쥐를 보호해야 한다”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힐링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힐링 할 수 있는 영동군을 만들어 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영동군 레인보우 힐링관광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영동군 시민단체는 개인에게 21억원 상당을 수의계약한것과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요청한 상태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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