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통합뉴스 임명락 기자 |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는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닙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반복되는 그 세상은, 인간이 청지기로 맡겨받은 생명 공동체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집이 불타고, 물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한 방송에서 기후 전문가와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나눈 대화는 이 현실을 날카롭게 드러냈습니다. 1950년대 핵실험 잔여물까지 호수 진흙층과 퇴적물에서 발견될 정도로 인간의 영향이 깊숙이 새겨졌고, 지난 수십 년 사이 지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지속된 가뭄으로 사막화가 심화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동식물이 멸종하기 시작하며, 2도가 되면 기후 시스템이 붕괴되고 대홍수와 대가뭄이 반복되며 북극과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합니다. 3~4도에 이르면 아마존 우림이 무너지고 남극 빙하까지 붕괴되며 지구 전역에 피난민이 넘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속도’입니다. 자연은 긴 시간에 걸쳐 적응해 왔지만, 최근 변화는 생물이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빠릅니다. 호주 산호초의 약 84%가 백화현상으로 죽어가고, 한 번 죽어버리면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 북극 해빙이 줄어들면서 검은 바다가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해 해빙을 더 녹이는 되먹임(피드백) 현상. 빙하와 암반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물과 흙을 한꺼번에 쓸어 내리는 연쇄 작용. 이 모든 것은 지구가 사람의 몸처럼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증거입니다.
태양에서 받은 에너지의 91%가 바다로 가고, 우리가 느끼는 더위는 대기 중 1%에 불과하다는 점도 충격적입니다. 이미 산업혁명 이후 약 1.4도가 상승한 상황에서, 일부 문턱(티핑 포인트)은 넘어섰거나 넘어서고 있습니다. 산호초 문턱이 1.2도였는데 이미 1.4도를 넘어선 현실, 남극과 그린란드에서도 비슷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네팔에서 발생한 복합적 대형 재난은 이 연쇄 작용의 생생한 사례입니다. 빙하와 암반이 무너지면서 오랜 세월 물을 머금고 있던 흙까지 한꺼번에 쓸려 내려갔고, 협소한 협곡 지형 때문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하나의 현상이 끝나지 않고 다음 재난을 불러일으키는 전형적 모습입니다. 한국에서도 그 영향은 이미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백 년 전보다 여름은 25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으며, 폭염 일수는 두 배 이상, 열대야는 네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더 이상 이변이 아닌 현실이 되었고, 동해 수온이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바다 생태계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20년 뒤, 지금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2040년대에는 지금보다 0.5도 정도 더 더워진 세상이 올 가능성이 큽니다. 체온이 0.5도만 올라도 미열이 생기는 것처럼, 지구도 이미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앞에서 기독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성경은 명확히 말합니다. “땅을 정복하라”(창 1:28)는 명령은 약탈이 아니라 돌봄과 관리의 사명입니다. 시편 24편은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거하는 자가 다 여호와의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노아 홍수 이후에도 하나님은 언약을 세우시며 모든 생물을 기억하셨습니다.
기후 위기는 결국 하나님의 피조물에 대한 우리 세대의 불성실한 청지기직을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과거에는 물리·화학·생물학이 각각 따로 연구되었지만, 이제는 지구를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과학의 목소리와, 피조물 전체를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자리로 보는 신학이 만나고 있습니다.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더 큰 재앙은 막을 수 있습니다. 관측과 대비를 강화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실질적으로 나서며, 지역 공동체와 교회가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교회는 이미 알고 있는 해법을 간과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에너지 절약, 재생에너지 전환, 소비 습관 변화, 약자와 다음 세대를 위한 정책 지지. 그리고 무엇보다 지속적인 관심입니다.
특별한 재난이 터질 때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진행되는 빙하 붕괴와 생태계 파괴에도 눈과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말한 것처럼, 물방울이나 모래알갱이에는 감정이입이 어렵지만, 고통받는 생명들의 눈에는 감정이 고스란히 담깁니다.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바라보는 시선은 과학만의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는 이미 오래전부터 피조물 전체를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자리로 여겨 왔습니다. 이제 그 신학을 실천으로 옮길 때입니다.
20년 뒤 우리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것은 황사와 미세먼지로 마스크를 써야 하는 봄이 아니라, 산과 강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아름다운 한반도입니다. 형형색색의 산호가 살아 있는 바다입니다. 그 미래를 담보하는 열쇠는 바로 지금, 우리의 관심과 행동에 있습니다. 기독교가 앞장서 환경을 리더합시다. 하나님이 맡기신 이 집을, 다음 세대가 감사로 이어받을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