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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대사 한국에 오다… 6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실향민 2세

 

전국통합뉴스 임명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주한미국대사인 미셸 스틸(한국명 박은주) 대사가 지난 7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1년 반 넘게 공석이던 주한미국대사 자리를 채우며 본격적인 직무를 시작한 그는, 약 50년(출생 이후 고향을 떠난 지 대략 60년에 가까운 세월) 만에 다시 한국 땅에 발을 디뎠다.

 

스틸 대사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6·25전쟁 당시 북한에서 월남한 실향민이다. 할아버지는 신의주에서 제재소를 운영하다 공산정권이 들어서자 24시간 안에 달구지 한 대 분량의 짐만 챙겨 남쪽으로 내려왔다. 부모는 부산에서 만나 가정을 이뤘고, 이후 일본을 거쳐 1975년 무렵 미국으로 이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그를 “공산주의를 피해 용감하게 탈출한 ‘미국 우선주의’ 애국자”라고 소개한 바 있다.

 

도착 직후 첫 행보로 스틸 대사는 부모가 다녔던 서울 영락교회를 찾았다. 영락교회는 1945년 광복 이후 북한에서 월남한 교인들이 세운 교회다. 그는 방명록에 “한국에서의 새로운 여정을 기도로 시작하게 돼 매우 기쁘다. 여기 있는 나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적었다. 실향민 2세로서 신앙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공항에서 그는 유창한 한국어로 첫 인사를 전했다.

“한국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인사드립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자리에 다시 서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이어 한미동맹의 의미를 강조했다.

“미국과 대한민국은 1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함께해 왔습니다. 우리 동맹은 전쟁 속에서 맺어졌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운 이들의 피로 굳건해졌습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이어받아 이 동맹을 더욱 강하고, 안전하고, 번영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스틸 대사는 공화당 소속 전 연방 하원의원으로, 하원의원 출신 주한미국대사는 그가 처음이다.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미국대사인 동시에, 최초의 한국계 여성 대사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부임과 함께 관세·대미투자, 전시작전통제권, 원자력 협정, 북핵 대응 등 산적한 한미 현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실향민의 딸이 미국 대사가 되어 고향 땅에 돌아온 이 장면은, 단순한 외교 인사가 아니다. 전쟁과 분단, 이민의 아픔을 딛고 다시 한국과 미국을 잇는 다리가 된 한 사람의 이야기다. 60년에 가까운 세월을 건너 돌아온 그의 발걸음이,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어떻게 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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